럭키 별이 되다#
5월 20일부터 시작된 투병은 6월 15일 일요일 새벽 3시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어제 장례하고 집에 와서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청소를 미친듯이 하고 쓰러져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색하게도 집이 너무 조용합니다. . 건강할땐 럭키가 아침부터 짖어댔고 아플땐 아침부터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저희는 럭키 배변 실수를 치우기 위해 분주했었지요. 적막한 집은 이상하네요.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일요일, 럭키는 조용히 자다가 숨을 거뒀어요. 호스피스를 하는 동안 럭키에 대한 마음 정리가 많이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중간중간 무너져내리고 오열하면서 슬픔도 많이 줄어들었고 럭키를 24시간 간병하는 과정을 통해 죄책감도 많이 덜었어요. 저는 허스피스를 선택한 것이 럭키와 저희 부부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 생각합니다.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셋이 24시간 같이 있겠어요.
인스타로 많은 분들이 생각지도 못한 응원을 보내주셨는데요 먼저 감사드립니다. 다들 먼저 보낸 녀석들이 밟히고 다시 그 시절이 떠올르셨을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이제 저도 알게 된 거 같아요. 코기들. 다들 건강하길 바랍니다. 럭키는 아파도 코기 종특대로 행동해서 더 마음이 찢어졌었습니다.
특히 집앞에 몰래 다녀가신 럭키 할머니 삼코기님, 직접 만드신 항암음식까지 챙겨주신 쭈니어무이(진짜 덕분에 몇 끼 더 먹일 수 있었습니다) 펫밀크 보내주신 금당리짹짹이 어머니, 수액 보내주신 인친분, 금같은 팁을 댓글로 알려주신 인친분들 덕분에 럭키가 편안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다들 소셜네트워크가 인류를 망쳤다고 하지만 사교적이지 못한 저희 가족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었고 소셜네트워크의 순기능이었어요.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금 마음으로는 더이상 코기는 못 키울 것 같아요. 제 마음의 코기는 럭키 하나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또 저희에게는 남은 진돗개 두마리와 고양이 한마리가 있으니 럭키와의 이별을 잘 추스리고 이제 다시 2막을 살아봐야죠.

럭키는 운좋은 강아지
어려서 안돼를 배우지 못해
평생 하고픈대로 하고 살았음에도
부족함없이 사랑만 받으며
90살까지 맘대로 살다가
아주 짧게 아프고 숨을 거뒀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를 위해 슬퍼한다.
참으로 럭키한 강아지다.